자면서 듣기 좋은 성경이야기
창세기 25-27장 · 창세기 이야기
"두 국민이 네 태중에 있구나 두 민족이 네 복중에서부터 나누이리라 이 족속이 저 족속보다 강하겠고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
— 창세기 25:23
이삭은 눈이 어두워질 무렵, 브엘세바 근처 천막에서 조용한 노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쌍둥이 두 아들이 있었는데, 형 에서는 날마다 들판으로 사냥을 나갔고, 동생 야곱은 천막 가까이 머물렀습니다. 이삭은 에서의 사냥 고기를 즐겼고, 어머니 리브가는 야곱을 더 마음에 두었죠. 서로 다른 두 아들, 서로 다른 부모의 사랑 — 그 차이가 언젠가 폭풍이 될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이삭은 문득 자신이 오래 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도 보이지 않고, 몸도 무거웠거든요. 그래서 큰아들 에서를 불렀습니다. '사냥을 나가 내가 좋아하는 별미를 만들어 오너라. 죽기 전에 네게 축복을 해주마.' 이 말을 천막 밖에서 리브가가 엿들었습니다. 그녀의 눈빛이 흔들렸습니다. 오래전 하나님이 하셨던 그 말씀 —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 — 그 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렸습니다.
에서가 사냥을 나가자마자, 리브가는 야곱을 불렀습니다. '형보다 먼저 아버지께 가야 해.' 야곱이 망설였습니다. '어머니, 형은 온몸에 털이 많지만 저는 매끈합니다. 아버지가 만지시면 바로 아실 거예요.' 리브가는 염소를 잡아 요리를 만들고, 그 가죽을 야곱의 손과 목에 감싸주었습니다. 형의 좋은 옷도 입혔습니다. 야곱은 음식을 들고 아버지의 천막 앞에 섰습니다. 발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아버지, 저 여기 있습니다.' '누구냐?' '저는 에서입니다.' 이삭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어떻게 이리 빨리 왔느냐?' '하나님이 도와주셨습니다.' 이삭이 말했습니다. '가까이 오너라. 만져봐야겠다.' 노인의 손이 야곱의 손 위를 천천히 더듬었습니다. 거친 염소 가죽의 감촉. 이삭이 중얼거렸습니다. '목소리는 야곱 같은데, 손은 에서 같구나.' 긴 침묵이 흘렀습니다. 야곱은 숨을 죽였습니다. 심장 소리가 귀까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이삭은 야곱을 끌어당겨 입을 맞추었습니다. 아들의 옷에서 들판 냄새가 났습니다. 풀 냄새, 흙 냄새, 햇살 냄새. 이삭의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내 아들의 향기가 하나님이 복 주신 밭의 향기로구나.' 그리고 눈은 멀었어도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삭은 손을 들었습니다. 축복이 흘러나왔습니다. 하늘의 이슬, 땅의 기름짐, 곡식과 포도주. 민족들이 섬기리라. 나라들이 굽히리라. 한번 내뱉은 말은 되돌릴 수 없었습니다.
야곱이 막 나간 직후였습니다. 에서가 사냥에서 돌아왔습니다. 정성껏 만든 별미를 두 손에 들고, 기쁜 발걸음으로 아버지께 나아갔습니다. '아버지, 일어나셔서 드십시오. 제가 사냥해 왔습니다.' 이삭이 물었습니다. '너는 누구냐?' '저는 큰아들 에서입니다.' 이삭의 온몸이 격렬히 떨렸습니다. '그러면 조금 전에 사냥 고기를 가져온 이는 누구냐? 내가 다 먹고 축복하였는데.' 에서는 참을 수 없이 통곡했습니다. '아버지, 저를 위한 축복은 하나도 없습니까?'
에서의 마음속에 불길이 타올랐습니다. '아버지의 제삿날이 지나면 동생을 죽이겠다.' 그 말이 리브가에게 전해졌습니다. 리브가는 야곱을 불렀습니다. '지금 당장 하란으로 가거라. 외삼촌 라반에게로.' 야곱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천막을 나섰습니다. 어머니의 눈물도, 아버지의 빈 눈도, 형의 분노도 — 그 모두를 등지고 광야 길을 걸었습니다. 언제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리브가는 그날 이후 야곱의 얼굴을 다시는 보지 못했습니다.
광야를 홀로 걷는 야곱은 생각했을 것입니다. 자신이 훔쳤다고 생각한 그 축복이, 어쩌면 처음부터 자신의 것이었다고. 어머니 리브가가 임신했을 때 하나님이 하셨던 말씀 —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 — 그 언약은 인간의 속임수 이전에 이미 선포되어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야곱의 약함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 약함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어쩌면 그 약함을 통해서, 하나님은 조용히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읽을 때마다 불편합니다. 야곱은 분명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아버지를 속이고, 형의 자리를 빼앗았으니까요. 그런데 하나님은 왜 그 잘못된 방법 위에 언약을 이어가셨을까요? 성경은 완벽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습니다. 리브가는 하나님의 뜻을 안다고 생각했지만, 자기 방식으로 이루려다 가족을 산산조각 냈습니다. 야곱은 축복을 손에 쥐었지만, 그 대가로 고향과 어머니를 잃고 이십 년을 타향에서 떠돌아야 했습니다. 에서는 잃은 것에 평생 분노하며 살았고요. 이야기 처음에 나온 어머니처럼, 우리도 좋은 목적을 위해 옳지 않은 길을 선택할 때가 있습니다. 내 아이를 위한다는 이유로, 내 가족을 위한다는 이유로. 그리고 그 선택의 무게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 우리 곁에 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모든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야곱의 연약함도, 리브가의 두려움도, 에서의 눈물도. 하나님의 뜻은 인간의 실수 앞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실수들 사이로 조용히 흘러, 언약의 강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분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당신을 택하셨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도 야곱처럼 내 방식대로 복을 얻으려 할 때가 많습니다. 제가 만들어낸 길이 하나님의 뜻보다 앞서가려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계획은 제 실수 위에서도 멈추지 않으셨음을 오늘 다시 깨닫습니다. 제 약함을 주님께 드립니다. 그 손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진정한 복임을 믿습니다. 아멘.